메뉴 건너뛰기

아름다운글

본문시작

2018.03.20 09:28

아빠는 변태^^

조회 수 3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빠는 변태^^

0609

제가 초등학생 때 아버지께 지어드린 별명은 ‘변태’였습니다.
한여름만 되면 아버지는 속옷만 입고 제 옆에서 주무셨기 때문입니다.
“아빠는 변태야!”

엄마도 딸 옆에서 뭐 하는 거냐며 나무라셨습니다.
아버지는 여름이면 왜 속옷 바람의 맨몸으로 제 옆에서 주무시고
‘변태 아빠’라는 별명에도 아무런 변명을 안 하시는지…
저는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 저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을 찾았습니다.
일기장을 읽는데 갑자기 눈물 섞인 웃음이 나왔습니다.

******

여름에 모기향을 피워놓으면 딸이 잔기침을 하기에
잠자기 2시간 전에 모기향을 피웠다가 아이가 잠들 때는 끈다.
그래도 모기들은 극성이다.

어떤 날은 모기들이 계속 윙윙거려서
밤새 한숨 안 자고 딸 옆에서 모기를 잡았다.
딸을 위해서라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
다만 다음날 회사에서 온종일 졸게 돼서 문제다!
그래서 꾀를 내었다.
딸이 잠든 옆에 팬티만 입은 맨몸으로 눕는 거다.
그렇게 하니까 모기들이 딸 대신 나를 문다.

“아빠는 변태야!”
딸은 사정도 모르고 아침에 깨서는 나를 근처에도 못 오게 한다.
아내도 딸 옆에서 뭐 하는 거냐며 질책한다.
얼굴이며 팔다리에 모기에게 물린 자국이고,
물린 곳이 가려워 수시로 긁고 있으니
회사 동료들이 저보고 피부병 있냐면서 싫어한다.

어떤 오해를 받아도 좋다.
사랑하는 내 딸아이가 밝고 활발하게,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커 주기만 한다면…

좋은 집보단 좋은 가정을,
부자 아빠보단 친구 같은 아빠가
재산보다 사랑을 물려주고 싶다.

사랑한다 딸아…

n_line.gif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 비친 내 얼굴에서
빛바랜 기억 속의 아버지를 봅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이었지만
언제나 남들에게 베푸셨던 아버지…
비싼 선물을 사주진 못하셨지만
값진 추억을 만들어주셨던 아버지…
많은 재산 보다 진실한 사랑을 물려주고 싶던 아버지셨습니다.

이제 그 분의 얼굴 뿐 아니라 마음마저 닮아가는 나를 보게 됩니다.
나도 내 아이에게 그런 부모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의 명언
더 많이 사랑하는 것 외에 다른 사랑의 치료약은 없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6 깨진 두레박의 지혜 차재원 2018.07.31 59
95 이길 수 없는 괴물 차재원 2018.07.16 100
94 결정했어 행복하기로 차재원 2018.07.10 59
93 행복을 만드는 친절 차재원 2018.07.03 78
92 바이올린과 연주자 차재원 2018.06.18 63
91 굴곡진 인생의 길 차재원 2018.06.14 239
90 습관의 실수 차재원 2018.06.05 58
89 행복한 택시기사 차재원 2018.05.29 52
88 반값 스티커 차재원 2018.05.29 54
87 사랑받으며 자란 티 차재원 2018.05.09 53
86 가르침의 징검다리 차재원 2018.05.04 53
85 미래가 없는 현재 차재원 2018.04.30 55
84 자부심과 긍지 차재원 2018.04.30 59
83 오래된 카메라 차재원 2018.04.30 69
82 반찬가게 아주머니 차재원 2018.04.30 58
81 지혜로운 재치 차재원 2018.03.29 60
» 아빠는 변태^^ 차재원 2018.03.20 396
79 행복 총 양의 법칙 차재원 2018.03.20 68
78 아빠는 저녁 먹고 왔다 차재원 2018.03.20 69
77 흰둥이 강아지 차재원 2018.02.26 66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Next
/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