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아름다운글

본문시작

2019.02.08 07:40

어느 노순인의 기도

조회 수 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0121_1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 일 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쉽고 짧았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따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 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 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우연히 만날까 조바심하며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오십 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아무도 없는 공원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춘다.

소주를 벗 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 데나 눕힌다.
차라리 비겁한 생을 마감해야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면

눈물을 찍어 내는 아내와 두 아이가
“안 돼! 아빠 안돼! 아빠”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다시 올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n_line.gif

지금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다고 해도,
작은 희망과 가냘픈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걸어가야지.’라고 말하는 당신을
우리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포기하지 않은 그 걸음을
우리는 함께 할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그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대담하게
뚫고 나갈 결심을 굳힌다면 우리를 가로막는
장애물 대부분은 사라질 것이다.
– 오리슨 스웨트 마든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6 양손이 없지만, 난 할 수 있어 이주영 2019.04.29 67
135 또 다른 이름 이주영 2019.04.24 81
134 피안-(임병한) 임병한 2019.04.17 76
133 고귀함-(임병한) 임병한 2019.04.17 56
132 사랑하는 엄마에게 이주영 2019.04.16 76
131 노르웨이의 라면왕 이주영 2019.04.08 64
130 숨결-(임병한) 임병한 2019.04.05 91
129 빛-(임병한) 임병한 2019.04.05 60
128 ‘참을 인(忍)’ 의미 이주영 2019.04.03 89
127 목련-(임병한) 임병한 2019.03.26 55
126 더 퍼스트 펭귄 이주영 2019.03.26 68
125 초봄-(임병한) 임병한 2019.03.22 53
124 체력을 먼저 길러라 이주영 2019.03.19 68
123 경찰서에 간 아이들 이주영 2019.03.12 47
122 가슴속 태극기를 꺼내다 이주영 2019.03.04 70
121 뱃사공과 선비 이주영 2019.02.25 53
120 행운과 행복의 차이 이주영 2019.02.19 70
119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준 친구 이주영 2019.02.17 50
» 어느 노순인의 기도 이주영 2019.02.08 57
117 칭찬으로 내리는 벌 차재원 2019.01.07 69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33 Next
/ 33